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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LRAD-장거리 지향성스피커
작성자 LU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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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꼼짝마!”…실전같은 청해부대 해상훈련

“표적 접촉, 방위 340 거리 5.5마일, 침로 속력 160에 15노트, 선단으로 접근 중. 권고지정 지정 ‘알파’.”
4일 오전 10시 부산 앞바다, 표적 접촉 보고와 함께 해군 사상 첫 전투임무 파병을 앞둔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의 해상종합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종합훈련의 목적은 모의 해적선을 포착·식별·차단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것.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의심 선박이 출현하자 문무대왕함은 즉각 식별 절차에 들어갔다.

“Unknown Vessel, This is the Korean Navy. You are Approaching this CONVOY’S. Changing your course. and reduce speed. This is a warning(미식별 선박, 여기는 한국 해군이다. 귀함은 호송선단에 접근 중이다. 침로를 변경하고 속도를 줄여라. 이것은 경고다).”

국제적인 규정에 따라 상선 검색망으로 교신할 때는 영어를 사용한다. 두 차례 교신을 시도했으나 응답이 없다. 응답이 없으면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해적에 대한 대응절차다. “링스 이함요원 배치.” “링스 이함.” 준비 중이던 링스 헬리콥터가 문무대왕함 함미 비행갑판에서 굉음과 함께 이륙해 의심 선박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헬기는 수상함보다 빨리 기동할 수 있고 먼 곳에 있는 표적을 쉽게 식별할 수 있어 해적 퇴치 작전에 더 없이 유용한 무기체계다. 시 스쿠아 유도탄 4기와 기내 탑재 K-6 기관총으로 해적을 직접 공격하는 것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인원 수송에도 이용할 수 있는 등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재간둥이다.

문무대왕함은 자체 비행갑판을 통해 링스 헬기를 이착륙시키는 것은 물론 항공유를 보급할 수 있는 등 헬기 작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능력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해군특수전요원(UDT/SEAL)으로 편성된 검문검색팀을 태운 고속단정(RIB)을 바다에 띄우기 위한 준비도 시작됐다. 로프·레펠을 이용한 진입작전이나 돌격 사다리를 이용한 등반, 해상 사격의 달인들인 이들 해군특수전요원들은 해적선에 돌입한 후 검문·검색하거나 제압하는 등 결정적 역할을 맡는다.
“RIB 강하요원 배치.” “RIB 이함.” 명령이 떨어지자 문무대왕함 중갑판 현측의 크레인이 선회하면서 RIB을 바다 위로 내린다. 균형을 잘못 잡으면 뒤집어지거나 선체와 충돌할 수 있으므로 RIB을 내리는 것도 기술이다.

RIB 이함 과정을 밟는 동안 링스 헬기는 의심 선박을 향해 날아가면서 계속 보고한다. “지정 알파, 갑판상 인원 2명, 사다리, 드럼통 다수 식별됨. 어구는 보이지 않음. 해적선으로 사료됨.” 일반 어선에 필요 없는 사다리나 기름 적재용 드럼통을 다수 탑재하는 것은 전형적인 소말리아 해적선의 특징이다.
링스 헬기 조종사로부터 보고를 받은 문무대왕함은 즉시 방호태세 등급을 올리고 차단기동을 시작했다. “항해 방호태세 둘 설정.” “현 시간부터 지정 알파에 대한 차단기동 실시할 것.”
차단기동은 헬기가 의심 선박 앞을 가로질러 비행하면서 더 이상 앞으로 오지 못하게 경고하는 비행을 뜻한다. 선회하던 링스 헬기가 해적선으로 의심되는 선박 앞을 가로지르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쏜살같이 지나갔다.

“지정 알파 현재 외부갑판상 무장인원 3명 식별됨. 해적선으로 판단됨. 지정 알파와 안전거리 유지하겠음.” 차단기동 중 마침내 의심 선박 갑판 위에서 총을 들고 있는 사람이 식별됐다. 해적선임이 분명해진 것.
“항해 방호태세 하나 설정, 총원 전투배치. 총원 전투배치.” “지정 알파 해적선으로 재지정.” 전투배치와 함께 함수의 5인치 함포와 30mm 근접방어무기체계도 해적선을 표적으로 추적하기 시작했다. 갑판 여기저기에 K-6 기관총과 K-2로 무장한 요원들이 배치된다.

해적선의 접근이 계속되자 링스 헬기에선 장거리 지향성 음향장치(LRAD)로 최종 경고방송을 실시했다. 그래도 해적선이 멈추지 않자 헬기 내부에 장착한 K-6 기관총으로 경고사격을 가했다. 모의 해적선 500야드 앞에 물기둥이 치솟자 혼비백산한 해적들이 마침내 백기를 흔들며 투항 의사를 밝혔다.
54노트의 속력으로 빠르게 내달려 현장에 도착한 후 주변을 선회하던 RIB 2척 중 1척이 해적선 옆에 배를 붙인다. “검색팀 등반 시작”이라는 구령과 함께 특수전요원들이 돌격 사다리를 통해 순식간에 갑판 위로 올라갔다. “검색팀 선박 장악, 해적 6명 체포 완료. AK 소총 6정, RPG 2정 압수 완료”라는 기분 좋은 보고와 함께 이날 훈련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청해부대 관계관은 “실제 해적선을 포착할 경우 대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라며 “그중 헬기와 RIB을 이용한 제압 과정을 다시 한번 숙달하는 것이 이날 훈련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의 영화처럼 성공적으로 훈련이 끝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처음 승함했을 때 문무대왕함 현측 복도에서 본 구호가 다시금 기억이 났다. ‘Victory before fight!’ ‘이겨 놓고 싸운다’는 뜻의 이 구호는 이순신 장군의 전투 비결 중 하나다. 철저한 준비와 대비를 통해 소말리아 해역에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 가는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의 모습은 ‘Victory before fight’의 의미 그대로였다.

<제공=국방일보>